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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 ‘10兆’ 장기요양시장 “본격합류 시나리오”

[2021-07-16 13:15:00]

금융위, ‘보험사 요양서비스사업 활성화 간담회’ 개최… 제도개선, 인센티브 지급 → 사회안전망 역할 강화, 보험사 미래신사업 발굴, 일자리창출

[insura] 국내 보험사들이 연간 10조원 규모의 장기요양사업에 본격 합류키 위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됐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요양서비스 분야 진출과 관련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키로 하면서 △요양시설 운영시 토지·건물소유 규제 완화 △사망보험금 활용 요양시설 자기부담금 납부 △폐교 활용 등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가 쏟아져 주목된다.

15일 금융위는 금감원-보험연구원-보험사들과 ‘보험사의 요양서비스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영상회의)’를 열고 보험사가 금융소비자들에 노후돌봄서비스까지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요양서비스’는 고령, 노인성 질병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대상 신체·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65세이상 인구 증가 및 수명연장에 따른 후기고령자(75세이상)의 잠재적 요양서비스 대상자 증가 속, 베이비붐세대의 노인인구 편입, 코로나19에 따른 다인실 요양시설 기피 등의 여파로 양질의 요양서비스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장기요양서비스 시장규모는 지난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이후 2012년 약 3조원서 지난해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앞서 고령화에 진입한 일본은 다수 보험사가 요양서비스산업 관련분야에 적극 진출해있다.

日대형손보그룹 솜포(SOMPO)홀딩스는 요양서비스회사를 설립, 자택방문 간병 등을 하는 ‘재가(在家)요양사업’과 약 2만6000여호의 요양시설 및 고령자주택 사업을 진행중이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솜포홀딩스는 2015년 진출시 4개 회사를 M&A, 2017년 2위로 성장, 흑자 전환한 바 있다”며 “요양시설, 주야간보호, 방문간호 등 전반을 제공하는 체제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본업과의 시너지효과를 위해 단체의료보험에 장기요양서포트 플랜을 만들어 종업원대상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경해상 역시, 자회사 ‘베터 라이프 서비스(BLS)’를 통해 다양한 요양사업을 전개 중이다.

도쿄, 가나가와, 치바, 사이티마, 미즈타마 등 40개에 달하는 개호스테이션(개호필요자가 자택서 생활할 수 있도록 케어플랜별 신체개호, 생활보조서비스 제공)을 운영하는 한편 고령자용 주택, 개호 솔루션서비스(보험계약자 대상) 등을 제공한다. 맞춤서비스·인력배치를 통한 생애 건강수준별 서비스 제공 등이 성공요인으로 지목됐다. < 금융보험통신 표 참고 >

반면, 국내선 KB손보가 지난 2016년 요양서비스전문회사를 자회사(KB골든라이프케어)로 설립하고 사업을 개시(노인요양시설 2개소, 주야간보호서비스 2개소 운영)했을 뿐, 업계 전반의 진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복지시설(삼성노블카운티 너싱홈)을,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장기요양기관(하나케어센터)을 운영하고 있는 정도다. 불확실한 수익성, 관련 노하우 비축적 등이 활성화되지 못한 요인에 꼽힌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선 보험사가 현행 요양산업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이 논의됐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양질의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민간부문 투자와 참여를 활성화하는 제도개선 선행에 입을 모았다.

먼저 요양시설 운영시 토지·건물을 소유토록 한 규제를 개선, 보험사 등 민간의 초기투자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예컨대 충분한 자본금을 갖춘 적격사업자에 대해선 토지·건물의 소유 대신 장기임대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또 기업-지자체가 연계, 폐교를 활용한 요양시설 확대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폐교 부지에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 등을 운영시 토지·건물 소유규제를 완화하고 접근성 제고, 임대료 경감 등 인센티브 제공시 민간 투자가 촉진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충남 당진의 한 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설립된 전원형 노인요양시설 ‘실버프리(정원 200명)’는 2～4명이 거실과 부엌 등을 공유하는 유닛형 요양시설로 탈바꿈, 2012-2013년 보건복지부 최우수요양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보험사의 요양서비스사업 진출과 현물지급형 간병보험 등을 연계, 활성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물지급형 간병보험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시 간병비를 현금(정액)으로 지급하는 대신, 보험사와 제휴된 요양시설을 이용하거나 재가형 간병서비스를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현재 현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간병·치매보험 등은 활발히 판매되는 반면, 현물지급형 보험은 간병서비스 품질 리스크 등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유언신탁 자산 등을 활용한 요양시설 이용시 자기부담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사망시 유족에 지급되는 사망보험금 등의 일부를 요양시설 이용 자기부담금으로 납부토록 하자는 것.

보험사의 투자촉진을 위해 투자위험계수를 인하, 보험사의 요양사업자 신용공여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도 논의됐다.

이밖에 보험연수원이 제시한 ‘요양전문인력 양성’ 방안도 주목된다.

요양보호사 자격취득교육, 기존인력 보수교육, 심리상담사 양성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우수한 요양서비스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연수원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것.

금융위는 “보험사의 요양서비스 사업진출은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 강화, 보험사의 미래 신사업 발굴, 일자리창출 측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헬스케어를 통한 건강위험 사전관리 ▲보험상품을 통한 질병치료비 보장 ▲요양서비스를 통한 노후생활지원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연구원도 보험사의 요양산업 진출관련 △요양서비스의 양·질적 수요 충족 △자본확충 통한 기관의 안정성 △AI기술, 디지털화 등으로 요양 서비스의 선진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고용창출 △서비스 전문·표준화로 소비자 신뢰 향상 등의 기대효과를 전망했다.

금융위는 복지부 등 관계부처 및 보험업계와 유관기관 협의체 등을 구성, 보험사의 요양사업진출관련 제도개선 방안 등을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