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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입원보장 제외기간' 전격 폐지… "산재 보장한도↑"

[2015-10-07 14:05:00]

금감원, 실손 표준약관 개정 "2016년 시행"… '미확인 중복계약' 상시취소 가능, 계약 취소시 "낸 보험료 + 이자 환급"

[insura.net] 지난해 1월 자궁암 수술을 받은 A씨는 이후 여러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작년 12월 퇴원했지만 암이 재발, 올해 2월 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재입원비를 보상받지 못했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에 최초 입원일부터 1년이 지난 시점부터 90일동안은 보장제외기간에 해당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A씨처럼 '90일 규정'때문에 실손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사라진다.

6일 금감원은 입원치료 보장 제외기간을 없애는 내용 등을 담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권익제고 방안'을 내놨다.

현행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입원 치료를 받을 때 최초 입원일부터 1년이 지나면 90일동안은 보장되지 않는다. 보상제외기간 90일을 두고 이 기간이 지나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나이롱 환자' 등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장치인 셈.

문제는 수술 후 후속조치로 1년 뒤 추가시술을 받아야 하거나 병이 재발, 다시 치료받아야 하는데 보장제외기간에 걸리면 보험금을 못 받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입원비 보장한도(최고 5000만원)가 남았다면 가입자가 재입원시 보상이 가능토록 보험사의 실손 표준약관을 개정토록 할 예정이다.

예컨대, 가입자가 입원비 보장금액이 5000만원인 상품에 가입했다면 입원기간이 1년을 넘더라도 입원비가 5000만원에 달할 때까지는 전 기간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액 보험금이 하루 입원비보다 많은 경우 오래 입원할수록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실손보험은 실제 지출한 치료비만큼 보험금을 주고 자기부담금(10%)도 있기 때문에 '나이롱 환자'들이 악용할 소지가 적다고 판단했다"고 제도 개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보험사가 약관을 개정해 내놓은 신규 실손보험 상품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실손보험이 산재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하는 의료비를 보장하는 한도도 40%에서 80～90%로 늘렸다. 산업재해로 치료받을 때 산재와 직접관련이 없는 부분도 치료받게 되면 이 치료비는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현행 실손보험은 이를 40%까지 보장했다.

그런데 이 경우 산재로 처리하는 것이 국민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보험금을 적게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겼다.

예컨대, 일하던 중 허리를 다친 B씨의 경우 입원해 척추고정 수술을 받아 총 치료비가 760만원이 나왔다. B씨가 산재보험으로 처리하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로 인한 치료비 125만원과 보험사로부터 나머지 치료비의 40%인 254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아 총 370만원을 받게 된다. 그런데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면 보험사로부터 760만원에서 자기부담금 10%를 뺀 684만원을 받게 된다. 산재처리하지 않는 게 305만원 더 이득인 상황이 되는 셈.

금감원은 산재서 보장하지 않는 치료비를 실손으로 보장받을 때 건강보험으로 처리할 때와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내년부터는 본인부담 의료비의 80～90%까지 보장키로 했다.

그러나 산재와 직접 관련되는 치료만 받는 경우라면 산재보험이 치료비를 보장하고 치료비 외에 장애급여금 등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재보험으로 처리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산재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거나 미가입자도 적용되기 때문에 재난이 빈번한 공장 등에서 일하는 고용자들의 의료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보험사의 불완전판매로 가입자가 실손보험에 중복가입하게 됐다면 아무때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1개를 가입하든, 2개를 가입하든 나온 치료비에 비례해서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라며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중복가입을 유도한 경우, 불완전판매라고 봐 언제든지 가입을 철회하고 납입된 보험료는 물론 이자까지 환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면 기존에 낸 보험료와 이자를 돌려받는다. 기존에는 불완전판매로 실손보험에 중복가입했어도 계약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취소가 어렵고 보험료를 돌려받기도 어려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도 가입자가 불완전판매로 민원을 제기하면 계약을 취소하고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약관상 취소권이 규정돼 있지 않아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에 약관을 개정해 근거규정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현재 세부상항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과 관련한 보험회사의 업무처리가 소비자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됨으로써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신뢰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