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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外장기체류보험시장, '高손해율' 공포… "존폐 위기"

[2015-10-12 13:06:00]

현지 의료비체계·보험사기 대응 무방비, '유학원 연계'불완전판매 "보험료 폭등"… 업계공동 '현지보상팀'구축 대두

[insura.net] 극심한 취업난·경제불황 속, 해외유학·취업이 늘어나면서 海外장기체류보험시장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해외의료시장에 대한 무방비·몰이해, 일부 중개업자의 보험사기 행각은 '高손해율'폭탄으로 터지고 있다.

핵심요인으론 현지 병원들의 '과잉 책정' 의료비체계가 지목된다. 단순진료에 한화 5만～6만원, 감기로 병원에 가면 기본 10만원, 하루 입원비는 200만～300만원에 달한다.

간단한 수술로 알려진 맹장수술은 1500만원이상 수술비, 3일간의 입원비까지 총 비용은 3000만원대로 치솟는다.

실제 미국 유학생에 뇌출혈 수술비로 1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한 손보사의 일화도 유명하다. 이후 해외장기체류보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여타 보험상품대비 판매수수료 또한 월등히 높아 보험사 입장선 사업비 출혈이 극심한 수준이라는 중론이다.

팔면 팔수록 손해만 보는 형국.

최근 해외장기체류 보험료가 급등한 한편, 판매 보험사가 점점 줄어드는 까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캐나다·유럽 등지 학교로 1년이상 유학 또는 어학연수를 준비 중이라면 '해외장기체류보험'에 대해서도 미리 발품을 팔아 알아놔야 한다.

해외장기체류보험 미가입상태라면 '입학'자체가 불허되기 때문.

한 유학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체계가 잘 잡혀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선 의료비가 매우 비싼 편"이라며 "때문에 대다수 현지 학교들선 고액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 보험가입 여부가 확인돼야만 입학을 허가하고 있어 출국전 가고자 하는 국가·학교에 맞는 보험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장기체류보험 전문 보험설계사는 "보험료가 싸다고 무조건 좋은 보험상품일 수 없다"면서 "해당 학교에서 제시한 일정 보험가입금액 이상 부합하는 상품에 가입해야 입학허가가 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외장기체류보험 수요증가에 불구, 국내 보험사들은 늘어나는 신계약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감내불가한 손해율 때문이다. 특히 미국현지 손해율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이 때문에 해외장기체류보험은 주로 '미국'과 '미국 외 국가'로 구분된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해외 장기체류자들의 실손 청구금액이 폭증하고 있다"면서 "보험금으로 나가는 금액이 보험료 수익을 수십배 상회하는 수준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한 대형 해외장기체류보험 중개업체는 이 같은 손해율 급등요인으로 '美의료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의료법이 잘 정비돼 있지 않아, 병원 수납창구서 비상식적인 일이 자주 발생한다"며 "가령, 환자가 보험처리하지 않고 현금으로 결제한다고 하면 당초 5000달러로 측정됐던 치료비가 즉석에서 1000달러로 할인되는 등 한국선 상상할 수 없는 의료비체계가 작동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반면 환자가 보험처리를 한다고 할 경우엔, 병원서 치료비를 뻥튀기해 보험사에 청구하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해외장기체류보험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중개업체서도 해외장기체류보험을 향해 힐난했다.

해당 관계자는 "모 대리점을 통해 ACE손보 해외장기체류보험에 가입했던 한 유학생은 미국 유학 도중 뇌출혈로 3회에 걸쳐 뇌수술을 3번 받았다"며 "이때 ACE손보에 청구된 보험금은 무려 11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여파로 ACE손보는 해외장기체류보험 판매중단을 선언, 현재 1년이하 단기 여행자보험만 취급하고 있다.

AIG손보도 과거 유학생보험이 주력상품이었지만 높은 손해율에 굴복해 관련조직을 축소하는 한편, 해외장기체류보험을 절판 시킨 바 있다.

KB손보로 사명을 변경한 당시의 LIG손보 역시 해외장기체류보험을 절판, 현재 최대 3개월 이내 국·내외 여행자보험만 판매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한화손보 등서만 해외장기체류보험의 명맥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해외장기체류보험은 보험료별로 상품이 구분, 대부분 7등급으로 나뉜다. 1년 기준시, 상·하위 등급간 보험료 격차는 무려 84만원에 달한다.

본지 취재 결과, 최근 대다수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비싼 플랜·상품을 통해 '高손해율 만회'에주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학원과 연계된 한 보험대리점은 "보험사들서 보장이나 보험료가 낮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지양해달라는 추세"라며 "보험사와 협의를 통해 지난 6월부터 해외장기체류보험 가입희망고객대상 W1플랜 및 T1플랜 등 보험료가 높은 상품가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리점 설계사는 "삼성화재 해외장기체류보험의 경우, 브랜드밸류때문에 많은 유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지만 타사대비 50%가량 비싼 보험료에 다른 보험사로 눈을 돌리게 된다"며 "비싼 보험료를 위시, 해외장기체류보험의 高손해율 대응 전략의 일환이다"고 지적했다.

동부화재은 지난 8월을 기점, 가입금액 한도를 상향했다. 기존 보장한도를 자율 선택가능했던 데서, 10만달러 보장한도 플랜으로만 가입가능케 한 것.

동부화재 한 설계사는 "미국의 경우 한화 1억원이상, 미국 외 국가는 5천만원이상 의료비가 구성되도록 변경됐다"며 "이 때문에 보험료 또한 2～3배가량 인상, 변경 전(8월 1일 이전) 신규가입 및 갱신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특히 동부화재의 경우, 해외 체류중에도 현지서 해외장기체류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또 다른 모 보험사 설계사는 "3개월전 해외장기체류보험 가입후 미국으로 유학간 모녀가 있었다"며 "그런데 한달새 두 번의 보험금을 청구하자, 우수설계사 에서 일반설계사로 강등됐다"고 하소연했다.

현행 해외장기체류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사업비 출혈'이다.

보험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여타상품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

실제 해외장기체류보험은 유학원 등 전문중개업자와 연계한 판매가 주종을 이룬다.

모 대형 유학원 소개로 만난 한 중개업자는 "개인이 직접 가입하는 것과 달리, 현지 의료법·사고프로세스 등에 능통한 전문가의 처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귀띔했다.

특히 다수의 유학원들선 '보험금 청구절차가 복잡, 보험금 받기 쉽지 않다'며 엄포, 해외생활에 어두운 예비 유학생대상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유학원과 연계된 보험대리점·상품에 가입시키고 있었다.

이같이 유착화된 비정상적 가입·보상행태는 국내 보험업계에 폭탄으로 얼룩지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자보험 대행업무를 하는 美현지 보험브로커에 의한 보험사기 사건이 대표적.

결국 높은 수수료와 손해율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가입자에 직결된다.

최근 보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외 현지서 해외장기체류보험을 전담하는 업계공동 보상팀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는 한편, 해외체류 국민 및 해외시장에 의한 국내 보험업계 보호 등 금융당국의 깊은 관심도 촉구되고 있다.

강신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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