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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실상… "후유증 초래 → 병원치료 → 보험금 부지급"

[2017-05-25 14:02:00]

'열경련 방치하다 뇌손상' '장폐색 환자에 소금물 주입, 소장 부종'… 업계, '손해방지의무 위반'(상법 680조 1항)해당 "보험금 지급대상서 제외"

[insura.net] 최근 회원 수 6만여명에 달하는 인터넷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로부터 사회적 논란이 촉발됐다.

극단적 자연치유 방식이 아이를 학대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문제는 자연치유 미명아래 자칫 2차 감염, 합병증 유발 등 심각한 후유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보험금 삭감지급 또는 지급대상서 제외되기도 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의 질병·상해 악화 및 방치 등으로 인한 '손해방지의무'위반은 '보험금 부지급사유'에 해당, 보험사에선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안아키즘'을 따르는 '안아키스트'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안아키' 실태는 한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안아키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는 글에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아이가 열이 39도까지 올라 병원에 데려가려는 나를 막고 3일동안 열경련을 일으키는 아이에게 매실과 죽을 먹였다. 아픈 이유가 소화계 문제라며 관장까지 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글쓴이는 "의사로부터 열을 계속 내버려뒀다면 뇌손상이 올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이를 위해 안아키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카페 '안아키'는 한의사로 알려진 운영자 김모씨가 2013년에 개설(현재 자진폐쇄)했다.

김씨는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주장, 장염에 걸린 아이에게 숯가루를 먹이라고 조언하는가하면 40도 이상의 고열에도 해열제를 먹이지 않고, 악성 아토피로 피부가 벗겨져도 아이가 긁도록 두고 로션을 사용해선 안되며 햇볕을 쬐라고 처방했다.

또 심각한 화상에 불구, 40~50도의 뜨거운 물에 환부를 매일 1시간씩 담가야한다고 충고키도 했다.

그러나 양·한방을 막론, 의사들은 안아키측이 제시한 민간요법이 일반적인 의학 원칙이나 상식에 어긋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응급실 간호사는 SNS에 "다섯 살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 소장이 부분적으로 막혀 장속으로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이었다. 엄마는 대변을 못보는 아이의 장 청소를 위해 며칠간 소금물 900㏄를 먹였다고 한다. 아이는 소장내 부종이 심했고 엑스레이 확인결과 방광이 팽창돼 있었다. 짠 소금물이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보험업계가 바라보는 안아키에 대한 시선엔 걱정이 앞선다.

업계 관계자는 "종교적 이유로 수술·수혈을 거부하다 사망한 사례 또한 적지 않다"며 "이같은 행위가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보험금이 삭감지급되거나 부지급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적극적 치료를 거부한 '계약자·피보험자 vs 보험사'간 소송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연치유하겠다며 질병을 방치하다 결국 악화, 수술 및 입원·약물치료를 받을 경우 역시 온전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행 상법(680조 1항)서도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법원 판례(2003다6958) 역시, 「손해방지의무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고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과 같게 볼 수 있는 상태가 생겼을 때에도 그 때부터 피보험자의 손해방지의무는 생겨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