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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갈아입는 '동부'… "DB생명·손보라 불러주세요"

[2017-10-23 14:01:10]

동부생명·손보, 내달 1일 사명변경 "새출발"… 브랜드파워 재구축 등 "영업력 부담↑"

[insura.net] 동부생명이 내달 1일부터 'DB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DB는 "Dream Big(큰 꿈을 가져라)"이라는 의미로, '동부'의 영문 앞머리 말을 딴 이름이기도 하다.

22일, 동부생명은 대치동 본사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서 사명을 'DB생명'으로 바꾸고 새 CI(Corporate Identity)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CI는 'DB'라는 문자를 형상화 한 것이며, 주황색과 녹색은 역사와 전통의 계승, 청색은 미래를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

계열사인 동부화재 역시 내달부터 새 사명을 사용한다.

앞서, 동부화재는 지난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DB손보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이처럼 동부생명·손보가 브랜드 파워를 포기하면서까지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구조조정 기업'의 계열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부그룹은 지난 1971년 동부고속운수(現동부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동부'라는 사명을 전 계열사가 사용해 왔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그룹에 위기가 닥쳤다.

당시 그룹은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하고 부도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판매하는 등 돌려막기를 일삼다 그룹리스크가 현실화됐다.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것.

이 사태의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자금상태가 부실했던 동부그룹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선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은 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특수강 등의 지분을 매각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연말에야 2년여가 넘는 긴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다.

핵심 계열사 분리 후 동부대우전자·동부하이텍 등 제조부문과 금융부문의 동부생명·화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모양새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DB라는 새 명찰이 글로벌 경영환경에 걸맞고 기업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사명변경이 두 회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랜기간 사용한 사명으로 고객들에게 '동부'라는 브랜드가 친숙한데다, 설계사들의 영업력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경우 시장점유율 등 브랜드명이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사명교체 후 고객들에게 새로 인지시키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