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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스트레스 自殺"… '업무상 재해' 인정범위↑

[2018-07-19 14:01:30]

대법원, '수치심·모욕감' 등 인과관계 인정… 법조계, '건강권' 국민기본권 인식분위기

[insura.net] 직장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법원이 판단하는 산재 자살의 범위가 종전보다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대법원은 자살한 남편의 보상금을 달라며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 B씨(당시 47세)는 지난 2012년 9월 교사로 일하던 중학교 화장실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같은 해 3월부터 학생생활인권부장으로서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맡은 게 극심한 스트레스의 요인이었다.

해당 학교선 수십명이 연루된 교내 폭행사건이 발생, B씨는 학생징계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을 수개월간 상대했다.

보직을 사임하겠다고 했지만 학교는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자살 직전 "사건을 너무 조직적 폭력으로 몰고가 마음이 무겁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너무 힘들었다"며 주변에 업무 부담과 자괴감을 호소했다.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 사건이 끝난 직후였다.

이에 1·2심 재판부는 "사회 평균인 입장서 감수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기인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해·피해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원망을 받아 심리적으로 위축,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스트레스로 급격히 우울증세가 유발돼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은 과도한 업무와 사내 갈등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회사원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바 있다.당시 법원은 "해당 직원은 갑작스러운 사무변경과 자존심 손상, 수치심 등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세가 유발됐다"며 "개인적 취약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고통의 지속시간을 고려하면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저녁 회식이나 회사 축구대회 등서 발생한 상해도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이 잇따르는 추세다.

법원 관계자는 "회식이나 친목운동경기 참여에 강제성이 없고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아도, 회사의 직원으로 참여했으므로 업무의 하나"라며, "특히 올 3월 청와대가 공개한 대통령 개헌안에 '건강권'이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로 신설됐고, 법조계에서도 이를 공감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