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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보험산업 "제로성장"… 4년연속 '역성장'공포의 늪

[2019-10-10 14:02:00]

보험硏 '2020년 보험산업 전망'발표… 수보료 '생보 2.2%↓ 손보 2.6%↑' 관측 "高위험상품 개발 지양 등 기업 가치경영 전환 긴요"

[insura] 내년엔 보험사들의 역성장이 올해보다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 0%마저 예측, '제로성장' 공포가 확산일로다.

가계부채 증가 및 경기둔화 속, 가계의 보험가입 여력이 추락하고 보장성보험 해약사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과거 '성장'중심 보험경영을 탈피, 새로운 환경 최적화 및 리스크·수익성 관리를 강화한 '가치'중심의 경영전략으로 수정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8일, 웨스틴조선호텔서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및 보험산업 정책방향'주제의 보험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인 조찬회를 열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개회사서 "수년 내 '제로성장'과 '제로금리'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전혀 다른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이 발표한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보험산업 전체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은 올해 0.3%서 내년 0.0%로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생보 수입보험료는 올해 2.5%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엔 2.2% 감소하며 4년 연속 역성장이 예고됐다.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 저축성 보험 감소세 지속, 해지(해약) 증가 등이 역성장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新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한 업계전반의 판매확대 전략아래 중저가 건강보험 판매확대 등 일부 성장요인이 있다. 그러나 종신보험 수요가 부진한 데다 가계 악화에 따른 해약 등으로 2.4%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저축성보험은 新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비롯한 제도변화, 저금리,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8.4% 감소가 전망됐다. 일반저축성보험은 제도 변화에 대비한 소극적 판매, 경기부진과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보증이율 하락, 사업비 지출부담 증가 등으로 9.9%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변동성이 그나마 적은 변액저축성보험 역시, 주식시장 침체로 5.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 원수보험료는 간편심사보험확대, 갱신보험료 증가, 판매경쟁 확대 등 성장 요인에도 불구 전년 대비 1.2%p 하락한 2.6%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장기손보 증가율은 장기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와 장기 저축성보험 감소세 지속으로 2019년 4.2%서 2020년 3.4%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 상해·질병보험은 유병력자를 위한 간편심사보험 확대, 갱신보험료 증가, 판매경쟁 확대 등으로 7.7% 증가가 전망되나, 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2.4%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인연금 역시 저금리 장기화와 세제혜택 축소에 따른 경쟁력 약화 지속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전망이며, 퇴직연금은 DB형 사외적립비율 확대, 임금상승률 증가, 세액공제 한도 조정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타 금융권과의 경쟁 심화, 적립금에 대한 요구자본 부담 등으로 3.9%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시장은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 할인특약 축소 등 증가요인에 불구 온라인채널 비중 확대 등 감소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0.9%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新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일반손해보험 증가율 역시, 의무보험 증가로 인한 배상책임보험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무역 감소 및 경기 둔화와 요율 할인경쟁 심화 등으로 2019년 3.8%에서 2020년 2.8%로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연구원에 의하면 최근 보험산업은 해약 및 지급보험금 증가, 수익성 악화, 자본비용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한 상태다.

이 같은 구조적 저성장 환경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치중하는 전략은 필연적으로 ▲리스크 확대 ▲민원 발생 가능성 증가 ▲수익성 악화를 수반하며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조 실장은 저성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성장성 중심의 경영 전략에서 탈피해 장기 기업가치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성 중심의 경영은 경쟁을 심화시키고 사업비 지출을 확대해 민원 발생 가능성 증가와 수익성 악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수익성과 리스크관리가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조 실장은 "계약이전(Run-off), 계약환매(Buy-back), 재보험, 파생상품 등을 이용한 부채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손보업계의 고질적인 손해율 악화 요인 중 하나인 실손의료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 차등제 도입 △비급여 보장구조 개선 △계약전환 인센티브 강화 △청구절차 간소화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고위험 상품 개발을 지양하고 경제 상황과 인구 고령화에 맞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이어 보험 영업 생태계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채널 구축이 필요하며 고객 관리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도 적극 대응 할 것을 주문했다.

조 실장은 "자율주행차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보험 역시 사고책임 위주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보험사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인구고령화 등을 반영한 소비자 니즈 변화를 고려한 신상품 개발, GA와 균형있는 파트너십, 전속설계사 효율화로 보험산업 신뢰제고 등을 꼽았다.

나아가 설계사 잦은 이직으로 인한 고아계약 방지, 소비자 중심으로 인바운드 컨설팅 전환, 자율민원조정기구 중립성 담보, 손해사정사 독립성 제고를 통한 공정성 확립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