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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돈 안줄 궁리만?"… 국회發 '몰이해' 올해도 반복

[2022-09-28 12:02:00]

양정숙 의원, 금융민원의 75%가 보험권 "사고 발생하면 적게 줄 생각해"… 업계 "보험사기·모럴헤저드까지 포함된 수치" 즉각 반발

[insura] 국감 시즌이 도래, 어김없이 '보험 민원'관련 비판 및 성명이 도미노다.

감독당국의 "근절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처사"라는 업계 반발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회發 '민원을 수용하지 않는 보험사는 나쁜 보험사'라는 시각 자체가 보험산업에 대한 '몰이해'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기관 유형별 민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2년 7월말까지 발생한 민원은 37만8625건으로, 이중 보험업권 민원은 28만5277건(75.3%)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권서 발생한 민원 중 생명보험에서는 총 10만9632건이었다.

민원유형을 살펴보면 보험모집(5만1061건)이 최다, 보험금 산정 및 지급(2만1553건), 면·부책 결정(1만3962건)이 뒤를 이었다.

양 의원은 "생보사들에 대한 보험모집관련 민원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7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은 금감원의 생보사에 대한 분명한 감독 부실"이라며 "금감원은 생보사의 모집관련 민원감소 대책을 당장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7년부터 생보사서 발생한 모집 관련 민원은 △2017년 7062건 △2018년 8252건 △2019년 9346건 △2020년 1만1129건 △2021년 9986건으로 확인됐다.

이어 양 의원은 손보사 민원 문제는 더 크다고 질타했다.

동기간 접수된 손보사에 대한 민원 문제 17만5645건 중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이 7만9543건(45%)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손보사에 대한 전체 민원 중 압도적인 수치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동안 생보사에 대한 '보험금 사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이 2만1553건과도 비교되는 민원 발생 건수다.

양 의원은 "손보사들은 보험계약 당시에는 보험사고 발생이 최대치 보장을 해줄 것처럼 설명해 놓고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적게 줄 궁리만 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은 손보사에 대한 보험금 지급 민원을 감소시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에 대한 '여신 및 예·적금 관련 민원', 생보사에 대한 '보험보집 관련 민원', 손보사에 대한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 금융투자사에 대한 '내부통제 및 전산' 등 관련 민원의 각 감소 및 근절대책을 금융당국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선 이번 국감에 적잖이 당황해하면서도 '이미 예상됐던 바'란 반응이 감지된다.

예년과 달라진 내용 없이 숫자만 바꿔 다시 제기하는 도돌이표식 국감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원을 수용하지 않는 보험사는 나쁜 보험사'라는 일부 국회시각에 대해 보험산업 몰이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민원 불수용률'은 민원을 접수한 건 중에서 수용되지 않은 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보험금 삭감·지연 등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민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잘못된 민원 역시 민원을 받아들이지 않은 수치, 즉 '민원 불수용률'에 포함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법상 받아들일 수 없는 민원 및 블랙컨슈머의 민원 등을 기각 또는 각하한 건수가 다수 포함된 것.

수년째 국감선 이를 분류하지 않고 단순 수치만을 제시, 국회 논리대로라면 소비자보호를 위해 보험사는 보험사기 및 모럴헤저드가 의심되더라도 민원을 받아들여 보험금을 지급해야 정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적은 보험료로 거액의 보험금을 취득할 수 있는 특정 보험상품의 사행성을 악용, 고의살인 및 입원·진단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사기 급증 속 정확한 조사가 길어질수록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 같은 보험사기 적발 및 예방행위는 보험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보험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감원 분석결과, 지난 6년여간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총 51만6044명, 금액으로는 총 4조9405억원이다.

지난 5년간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2017년 8만3535명 ▲2018년 7만9179명 ▲2019년 9만2538명 ▲2020년 9만8826명 ▲2021년 9만7629명 등이었다.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그러나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7년 7302억원 ▲2018년 7982억원 ▲2019년 8809억원 ▲2020년 8986억원 ▲2021년 9434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22년 8월까지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만 6892억원(6만4337명)에 이른다. 업계는 보험사기의 20% 가량만 밝혀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렇게 보험금이 누수되면, 이는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향후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가 중도해지 해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돕는 '브로커'가 등장하면, 이는 곧장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사가 민원에 취약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악용하는 셈이다.

아울러 보험모집인과 가입자, 보험금 지급 심사자별로 가입내용이 다르고, 상황이 각자 다른 만큼 일반 예·적금 등과 동일 선상서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수용률이 곧 고객 만족도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민원관련 지표 관리 명목, 보험사기 및 악성 모럴성 계약 등에까지 부당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선의의 고객만 피해를 입게 된다"며 "보험산업 특성에 대한 국회의 정확한 이해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