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보 빠른뉴스 - No.1 보험포털 인터넷 보험일보입니다

홈으로

뉴스

보험종합

글자크기

'퇴직연금 차입규제' 한시적 완화… 보험사들, 일단 '안도'

[2022-11-29 12:02:00]

정부, 시장안정조치 차원 '비상거상경제 금융회의'개최 "내년 3월까지 미적용"… 퇴직연금 이탈대응 위한 RP매도 허용

[insura] '보험사 퇴직연금 차입규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연말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發' 유동성 위기 및 채권시장 혼란이 우려되자, 정부가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은행회관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일단 보험업계 퇴직연금 특별계정 차입한도 규제가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없어진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은 보험사의 차입 한도를 '퇴직연금 계정의 10분의 1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

연말 3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어 차입한도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주기로 한 것이다.

현재 보험업계가 보유한 퇴직연금의 상당수는 오는 12월이 만기다.

수조원서 많게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상황에 직면한 것.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자금마련도 쉽지 않은 보험사들은 주름살만 깊어져 갔다.

여기에 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성보험(저축보험·연금보험)해지도 늘고 있어 해지금까지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보험사들이 채권을 대규모로 팔고 있어 채권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험사들이 그동안 채권시장서 채권을 사주는 '큰 손'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보험사의 채권매도는 시장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10%만 빌릴 수 있는 규정을 풀면서 이론적으로 굳이 채권을 팔지 않아도 적립금을 담보로 상당한 단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도 허용된다.

RP는 금융기관이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주로 단기간 자금 확보 방안으로 사용된다.

보험사의 차입은 '재무건전성 충족'과 '유동성 유지'를 위한 조건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정부는 퇴직연금 자금이탈에 대응하기 위한 RP매도가 '유동성 유지'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융당국은 또 퇴직연금 시장의 과당경쟁을 유발했던 이른바 '커닝 공시' 역시 손보기로 했다.

퇴직연금 사업자와 달리, 공시의무가 없는 비사업자에도 공시의무를 부과해 비사업자가 사업자의 운용상품금리 공시이후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을 제공하면서 연금계정을 빼앗는 행위를 차단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초까지 감독규정도 개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고금리와 투자시장 위축으로 자본성증권(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마저도 어려워했던 보험사들은 전체적으로 정부의 규제 완화를 환영하고 있다.

연말 대규모 자금이탈 문제에 대한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다만,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자금시장 경색이 계속되는 상황서 정부서 지속적으로 완화신호를 보이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조금 더 일찍 내용이 공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12월 퇴직연금 만기시기를 앞두고 이미 금리를 높인 상품들이 공개된 상황이라 이자부담 만큼은 그대로 안고 가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