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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선택형 90%'담보 "역사속으로"

[2013-11-12 13:26:00]

내년부터 '자기부담금 20%(표준형)'만 구성가능 "의료비 최대 80%만 보장"… '보험금지급 급증 → 손해율상승' 원인

[insura.net] 실손보험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 어느새 가입자 3천만명을 넘어섰다.

실손보험이 이처럼 인기 있는 이유는 사고나 질병 발생시 실제 병원비나 입원비 등 치료액을 최대 90%까지 보상해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보험 다음으로 활용도가 높은 보험으로 통한다. 그러나 12월을 기점으로 '90% 보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자기부담금 10%(선택형) 혹은 20%(표준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 자기부담금 20%만 구성가능 한 것. 즉, 최대 80%까지만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보험금 지급 급증으로 손해율이 상승, 보험사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안으로 실손보험 90% 보장이 전면 폐지된다.

이 같은 움직임엔 높은 손해율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손보사 실손보험 손해율은 회계연도 기준 2007년 93.9%에서 2008년 102%, 2009년 109.6%, 2010년 115.1%, 2011년 119.1%로 상승했다. 2012년에는 125%로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거둬들인보험료에 비해 지급한 보험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인건비·마케팅 비용 등 각종 사업비까지 포함하면 결국 실손보험을 팔면 팔수록 보험사엔 손해란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빠른 속도로 증가, 의료비 관련 지출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서 지급하는 보험금도 덩달아 많아져 보험사들은 역마진을 보고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금융당국 눈치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보장축소만이 손해율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실손 '90% 보장형' 판매중단을 두고 보험사-금융당국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보험사들에선 설계사들에 '2014년 선택형 90%판매 중단'이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금감원서는 '소비자 선택권을 축소하지 말라'며 보장축소를 반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보험사들이 아직까지 90% 보장형 판매중단을 공식화 하지 않는 이유다.

이미 영업현장선 '지금이 아니면 90% 보장형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식의 절판마케팅이 성행이다.

한 설계사는 "실손보험 보장변경은 지난 2009년에도 한차례 실시된 바 있다. 의료비의 100%를 보장해주던 보험이 지난 2009년 8월부턴 90%로 줄었다. 여기에 올 1월엔 80% 보장까지 등장했다. 올해 말 90% 보장이 사라지는 게 문제가 아닌 앞으로 70%, 나아가 60% 등으로 보장범위가 점점 축소될 전망이다"면서 절판 중이다.

심지어 A사에선 이달부터 실손담보 중복가입 인수지침을 완화, 상해·질병 통원의료비 증액에 나서는 등 실손보험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A사 설계사는 "현재 통원의료비를 10만원 한도로 가입한 고객이 많다. 하지만 30만원을 더 증액·보장신청하면 중복보장이 가능, 4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번이 증액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막바지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어찌됐든 '90% 보장형' 폐지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게 업계 입장이다. 소비자에 유리한 '또 하나'의 담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