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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청구 간소화法 "또 무산"… 의료계, '소비자 볼모' 반발 |
| [2020-12-04 14:0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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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법안소위, 보험업法 개정안 합의 실패 "내년이후 재논의"… 의료계, 질병정보 등 개인정보유출·보험청구 거절 등 발목
[insura] 금융당국을 비롯, 여·야 모두가 힘을 합쳐 발의한 '실손보험 간소화' 입법 시도가 의료계 반발로 무산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경제 활동이 자리잡고 있지만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병원서 직접 종이서류를 발급받아 실손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불편이 지속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고용진 의원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소비자불편 해소 차원선 여야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지만, 일부 반대 의견을 더 청취키로 한 것.
이날 법안 논의에 앞서 최대집 의사협회장 등 의료계는 국회 정무위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 법안처리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정무위 관계자는 "소비자불편 해소 차원의 여야 공감대는 있으나 의료계 반대가 워낙 커 추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며 "물리적으로 올해는 어렵고, 내년이후 정무위 차원서 재논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병원진료 후 영수증과 관련서류를 소비자가 직접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행 실손보험금 청구시스템은 소비자나, 병원, 보험사 모두에 불편을 야기하는 구조로 꼽힌다. 전산화되지 않은 실손보험금 청구는 그 정도가 감내할 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는 비효율적인 실손보험금 청구절차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우선 소비자 입장서 번거로운 청구절차는 '청구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복지부가 2018년 12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공동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미청구 비율은 47.5%다. 이유는 '진료금액이 소액' 응답이 73.3%로 최다, '병원 방문 귀찮고, 시간 없다' 44%, '증빙서류 보내기 귀찮다' 30.7% 등의 순이다.
병원 입장서도 대량의 종이문서 생산에 따른 업무부담 발생으로 원무과 본연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는 실정이다. 이에 강남세스란스·분당서울대병원 등 일부 병원선 삼성화재, KB손보, 농협손보 등과 개별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8000만건 청구에 따른 관련서류 4장 가정시 무려 3억2000만장의 종이문서가 필요하지 않느냐, 또 팩스나 스마트폰 앱으로 청구하는 경우도 서류를 화면에 띄어놓고 심사해야 해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사회 곳곳 시스템이 전산화된 상황에서 아직도 종이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하루빨리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여전히 간소화 절차 도입시 보험사가 환자의 질병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고액의 진료·수술 필요시 보험사가 실손청구 간소화 절차를 통해 얻은 질병정보를 이용해 '병력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아울러 의료계는 환자의 민감 개인정보가 중계기관을 통해 보험사에 넘어가는 과정서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또한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의료계가 '진료수가 노출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실손청구 간소화 반대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진료수가 노출이 의료계 반대의 핵심"이라면서 "최근 관련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정안 합의 기대가 올라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계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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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기자 reh@insur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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